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30회를 기념하여 특별기획 프로그램 ‘까르뜨 블랑슈’를 선보인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특별 프로그램 ‘까르뜨 블랑슈(Carte Blanche)’의 주인공이 공개됐다. ‘까르뜨 블랑슈’는 프랑스어로 ‘백지수표’를 뜻하며, 누군가에게 제한 없는 선택의 자유를 부여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한국영상자료원과 공동 주최로, 국내외 영화·문화계 명사들이 직접 애정을 담아 고른 작품을 상영하고 관객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자리로 마련된다.

첫 번째 ‘까르뜨 블랑슈’에는 봉준호 감독, 매기 강 감독, 강동원 배우, 은희경 소설가, 손석희 언론인 등 다섯 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각자의 세계관과 취향이 담긴 영화를 선정해 특별한 감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봉준호 감독은 고(故) 아오야마 신지 감독의 영화 <유레카>(2000)를 택했다. 봉 감독은 “조용히 다가와 천천히 스며들고, 마침내 가슴속 깊은 곳까지 뒤흔드는 정서적 울림을 주는 작품”이라며 추천 이유를 밝혔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세계적 주목을 받은 매기 강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을 골랐다. 그는 “한 영화가 이렇게 다양한 분위기를 담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 준 작품”이라며 자신의 연출관에 큰 영향을 준 영화라고 전했다.

배우 강동원은 자신이 주연을 맡은 한국형 히어로무비 <전우치>(2009)를 선정했다. 강동원은 “오랜만에 큰 스크린에서 관객과 함께 즐기고 싶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소설가 은희경은 미야케 쇼 감독의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2022)을 추천했다. 선천적 청각장애를 가진 복서 케이코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에 대해 은 작가는 “침묵과 상처, 그리고 인간 관계의 미묘한 순간을 담아낸 영화”라고 평가했다.

손석희 언론인은 시드니 루멧 감독의 <뜨거운 오후>(1975)를 꼽았다. 올해 개봉 50주년을 맞은 이 영화에 대해 손 전 앵커는 “실화와 사회적 소수자 문제, 미디어 비판까지 담긴 작품”이라며 “무엇보다 알 파치노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명사들의 시선을 통해 영화를 새롭게 재발견하는 특별한 기회를 마련했다”며 “관객과의 깊이 있는 대화가 더해져 풍성한 영화적 경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9월 17일부터 26일까지 10일간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 9월 17일(수) - 9월 26일(금)

▶ 제20회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 9월 20일(토) - 9월 23일(화)